무어부르크 석탄 발전소, 수소 경제 중심으로 부상 > 기후·환경·에너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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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무어부르크 석탄 발전소, 수소 경제 중심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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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시센터 작성일 21-06-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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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잘 붙이지 않는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나치 역사를 지나오면서 세계 최고로 군림한다는 말은 상당히 주의를 요하는 표현이 됐다. 그랬던 독일이 당당하게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수소 경제다. 세계 에너지와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소 경제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 독일에서도 재생에너지 생산 비율이 높은 함부르크가 수소 경제의 중심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데, 수소 발전소로 대전환을 이루게 될 무어부르크(Moorburg) 석탄 화력 발전소가 그 지렛대다.

가동 중단된 석탄 발전소…무어부르크의 대전환

함부르크 무어부르크 석탄 화력 발전소가 유럽 최대의 녹색 수소 발전소로 전환된다. 함부르크난방공사·바텐팔(Vattenfall)·쉘(Shell)·미쓰비시중공업(MHI) 등 4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무어부르크 발전소를 수소 발전소로 전환하고 그 일대에 수소 관련 인프라를 갖추는 ‘그린 수소 허브(Green Hydrogen Hub)’ 협약을 맺었다. 2025년부터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수전해 발전소로 가동되며 발전 용량은 최소 100MW으로 추산된다.

스웨덴 국영 에너지 기업인 바텐팔은 2007년 가스 발전소 부지를 매입해 무어부르크 석탄 화력 발전소를 건설했다. 오랜 건설 기간을 거쳐 2015년 가동이 시작됐고 건설 비용에 30억 유로(약 4조1800억원)가 들었다. 발전소 용량은 총 2호기로 각각 800MW의 전기를 생산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연간 850만 톤에 이른다.

무어부르크 석탄 화력 발전소는 독일의 탈석탄 정책과 함께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8월 14일 독일에서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는 ‘탈석탄법(Kohleausstiegsgesetz)’이 발효됐다. 화석 연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을 단계적·지속적으로 줄이다가 궁극적으로는 탈석탄을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동법에 따라 독일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석탄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판매할 수 없고 그 대신 피해를 보는 석탄 화력 발전소에 보상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2027년 이후에는 보상금 없이도 발전소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석탄 화력 발전소의 에너지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

바텐팔은 지난해 10월 18일 이미 무어부르크 발전소의 전기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비상용 비축 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바텐팔 측에 따르면 늦어도 올해 7월 7일 가동이 최종 종료될 예정이다.

무어부르크 발전소가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발전소의 전환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그린 수소 허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발전소를 둘러싼 에너지 인프라를 폭넓게 바라본다. ‘그린 수소 허브’에서는 에너지 생산에서부터 저장·공급·배전·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 경제의 밸류 체인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무어부르크 발전소의 제반 조건도 훌륭하다. 독일 전역에 38만 볼트, 함부르크에 11만 볼트의 송전망이 이미 구축돼 있고 항구에 바로 접해 있어 항만 시설은 물론 수입 터미널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바텐팔이 독일 해상에서 가동하고 있는 해상 풍력과의 접근성도 좋다. 무어부르크 발전소가 수소 경제를 위한 잠재적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미쓰비시중공업은 그린 수소 허브 구축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지식을 제공하고 함부르크난방공사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할 예정이다.

함부르크 에너지·환경 담당관이자 함부르크난방공사 및 가스공사 감독위원을 맡고 있는 옌스 케르스탄은 ”그린 수소 허브 협약은 함부르크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요한 단계다. 우리는 무어부르크에서 관련 업계 파트너와 함께 대규모로 녹색 수소를 생산하고 동시에 기후 친화적 에너지를 위한 허브를 구축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실현해야 할 야심 찬 계획이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무어부르크 주변의 가스망도 수소 공급을 위해 확장되고 있다. 수소 미래를 향한 신호탄은 이미 발사됐고 함부르크가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안 바르텔레미 바텐팔 독일 대표는 “재생 가능한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산업·운송 부문에서 탈석탄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 요소”라며 “이번 세대 안에 탈석탄을 이루기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부르크수소연합…16개 기업 맞손

무어부르크 발전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그린 수소 허브를 넘어 함부르크 도시 전체의 수소 경제를 위한 ‘수소연합’도 탄생했다. 지난 4월 말 형성된 수소연합은 앞서 소개한 그린 수소 허브를 이루는 기업 4곳을 포함해 총 16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 최대의 철강 회사 아르셀로미탈과 에어버스·함부르크가스공사·함부르크도시청소공사·함부르크항만물류회사(HHLA)·함부르크항만청·해상관광회사(HADAG)·그린플러그 등이다. 이들은 항구 지역을 중심으로 9개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 경제를 달성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과 프로젝트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함부르크의 주요 경제·산업 인프라를 책임지는 기업이 모두 수소 경제 구축에 나섰다. 재생 전기와 수소 생산 시설, 인프라와 공급, 중공업 및 도로, 철도·수도·항공 교통이 모두 연결된 총합적인 전환을 내다볼 수 있다.

에어버스는 수소 동력을 이용한 항공기 개발을 추진하면서 생산 현장의 인프라도 함께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함부르크시의 대표적인 고용주로서 수소 경제 네트워크의 확장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크다. 세계 최대의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은 수소를 이용한 소위 녹색 철강 제조를 모색한다.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후 중립으로 철강을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 동력을 이용한 설비를 구축하고 천연가스를 녹색 수소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 전환이 이뤄진다. 그린플러그는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 제로 선박을 설계하고 테스트한다. 해상 물류뿐만 아니라 해상 여객 운송 사업자인 HADAG도 수소 하이브리드를 동력으로 하는 선박을 운용할 계획이다.

도시의 공공 영역도 함께 나선다. 함부르크항만물류회사(HHLA)는 항만에서 사용하는 대형 장비에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고 함부르크항만청(HPA)은 항구 지역의 모빌리티 분야에서 탈탄소화를 추구한다.

그린수소연합 프로젝트 대부분은 그린 수소 허브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공급받아 활용한다. 여기에서 다시 그린 수소 허브의 잠재력이 높아진다. 앞으로 설립될 무어부르크 수전해 발전소 주변에 이미 수소 에너지 활용과 응용을 기다리고 있는 산업체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뜻이다. 발전소의 잉여 에너지 처리를 걱정할 일도, 역으로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그린 에너지 수급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함부르크 내에서 수소 경제의 가치 사슬이 완전하게 구축되기 때문이다.

함부르크 사례처럼 독일은 지역 내에서 완전한 수소 경제를 이룩하고자 한다.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은 근본적인 산업·경제 인프라의 전환이다. 무어부르크 발전소와 같이 발전소 하나를 바꾸는 것을 넘어 도시 인프라의 대전환을 계획한다. 마케팅에 활용하기 좋은 일시적인 이벤트나 인플루언서를 내세운 대중 캠페인이 아니다. 수소 경제는 사회의 기본적인 인프라를 뒤집고 삶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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